나는 피아노를 초등학교 때 까지만 배우고, 중학교 때 부터는 혼자서 연습했다. 유키구라모토와 파이널판타지 음악이 거의 전부였을까. 나는 패달을 밟으면서 피아노를 치기를 좋아했었고, 나중에는 패달을 밟지 않고 피아노를 치면 매우 듣기 괴로운 음이 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것이 내가 피아노를 너무 혹사시켜서 내 피아노가 망가진 것이라 생각했지만, 다른 피아노를 칠 때도 패달을 밟아야만 칠 수 있었다.
며칠 전, 안개 낀 날 밤 한밤중의 성당에서 피아노를 쳐 보았다. 깨달은 사실은, 나는 음의 장단을 패달을 밟은 채로 강약을 통해서 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네 박자짜리 음은 패달을 밟고 강하게 치고, 1/8음표는 패달을 거의 밟지 않고 약하게 치는 것이다. 나는 그런 조건에서 전체적으로 강약이 그럴듯하게 나오도록 피아노를 쳐 왔기 때문에, 패달을 밟지 않은 채로 피아노를 치면 장단과 강약이 비틀어진 우스운 음악이 되어 버리는 것.
유키구라모토의 음악을 그렇게 친다는 건 참으로 웃긴 일이다. 아침에 햇살을 받으며 약간은 나른하게 들을만한 그 담백한 음악을 웅웅거리게 패달을 잔뜩 밟고 쾅쾅거리며 친다니. 하지만 어쩌랴, 버릇은 그렇게 들었고, 그 버릇을 바꿀 정도로 피아노를 치는 것에 대한 흥미는 남아있지 않으니.
- Date
- 2006/11/16 13:02
- Category
- everyday
- Tag
- 달빛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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