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는 떠난 게 아니었다. 이녀석들, 도대체 평소에는 어디에 숨어있는 건지. 녀석들의 똥덩어리만 봐도 기분이 좋다.

해가 지고 하늘은 푸르스름해지다 어둑어둑해지는 저녁에, 자전거를 타고 분수대를 지나가다가 또 다른 장관을 보았다. 청둥오리들과 거위들이 모두 조용히 분수대 난간에 좌라라락 서서 분수대 중앙을 바라보고 있었다. 움직이지도 않고, 모두 한 곳을 응시하면서, 그 분수대 난간에 일렬로 서서. 마치 분수대 중앙에서 예수의 재림이라도 실현되는 듯한 그 엄숙함 속에 나도 하염없이 그들과 시선을 공유 하고 있었다.
2007/11/13 02:16 2007/11/13 02:16
Date
2007/11/13 02:16
Category
every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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